1995년에 처음 발간된 이 책은 국내에 2005년에 로 국내에 첫 소개가 되었으며, 2011년 1월에 이란 제목으로 재발간 되었다. 내용 상에 차이는 전혀 없으며, 보통의 작품을 많이 번역해온 정영목씨가 번역을 좀 더 매끄럽게 했다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1993), (1994), 잇는 이 책 (1995) 은 사랑의 3부작으로 알려져 있다. 재미있는 점은 보통의 작품 중 이 세 작품만 소설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주인공 ‘나’는 전 여자친구에게서 자기밖에 모른다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줄을 모른다는 이유로 실연을 선고받게 된다. 그것이 계기가 되어 타인을 진정으로 이해해 보고자 전기를 쓸 것을 마음먹게 되고, 여주인공 이사벨을 전기의 주인공으로 정하게 된다. 그녀의 어린시절부터 침대의 역사까지...그리고 그녀에 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들을 들으며 이사벨을 진정으로 이해해보고자 하며, 그러다가 '나'는 이사벨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녀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어린시절부터 현재까지 이사벨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다. 그 안에 이성과 철학, 유머로 그녀를 묘사해 나간다. 그녀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 속에서 '나'는 그녀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는 흡사 우리가 누군가를 만나 그 사람을 알아가고 이해해 가는 과정 속에서 사랑에 빠지느 것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나'가 이사벨과 사랑에 빠진 순간부터 이사벨의 전기가 아니라 '나'가 그녀를 사랑하게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로 변모하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한 소설이라고 하기에는 보통의 특유의 지적유희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프루스트의 에 대한 언급이 많이 등장하는 편이다. (여담이지만 보통은 1997년에 ,프루스트를 좋아하세요>(1997)란 제목의 에세이를 발간한다. 국내에는 역시나 구판과 신판이 존재한다. 난 역시 구판을 구매했다.) 작품 속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이사벨의 침대역사에 대해 '나'와 이야기를 나누는 부분이다.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던지는 이사벨, 그리고 그 이야기를 담담하게, 때로는 즐겁게 듣는 '나'의 모습은 우리의 정서와 사뭇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남녀가 만나 데이트를 시작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사랑에 빠지는 순간, 우리에게 가장 강하게 일어나는 욕망은 키스일 것이다. 키스는 곧 연애의 발생이다. 이 책을 통해서 '나'와 이사벨의 연애의 발생부터 결말까지를 엿 볼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부분을 소개하면...
이사벨이 '나'에게
"사람의 눈 하나의 뇌세포의 절반은 다른 이를 위해 있는 것이라고 생각해. 난 어제에 비해 오늘 좀 달라졌단 말야. 미용사에게 두 시간과 25파운드를 투자했고, 그래서 지금은 어제보다 6.5센티미터 정도 머리가 짧아졌다구. 내 관심은 세계토픽이나 늘 기사거리였던 유엔문제가 아니라 내가 달라진 '어떤' 걸 당신이 알아주는 거란 말이야."
이사벨은 주스에 꽂혀 있던 빨대를 뽑아버리며 다시 한번 한숨을 쉬더니 결론을 내렸다. " 하지만 당신이 남자라서 그런거라고 생각해. 놀라운 사실도 아니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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