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2014년도 두달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작이었던 <나를 찾아줘?>와 <인터스텔라>를 보면 2014년의 영화 감상도 끝이 날 것 같습니다. 감독의 이름만 들어도 제대로 된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두편의 기대작 중 데이빗 핀쳐 감독의 <나를 찾아줘(Gone Girl)>을 봤습니다.
나를 찾아줘(2014) 데이빗 핀처 감독, 벤 애플렉, 로자먼드 파이크 주연
증오와 배신이 만들어가는 정말로 무서운 스릴러
영화 관람 전에 흥미로운 관련 댓글을 봤습니다. 결혼을 앞둔 이들이 절대 보지 말아야 할 작품이라는 것이였습니다. 소재 자체가 남여의 갈등을 다룬 것이라서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그 댓글에 동조하는 것을 보고 상당히 흥미로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영화를 본 후 지금의 심정을 말하면 맞습니다. 결혼을 앞둔 이들이 보기에 불편한 내용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것은 증오와 배신입니다. 증오와 배신이 얼마나 독을 품을 수 있는 지를 너무나 무섭게 그리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막장 통속극이지만, 감독이 데이빗 핀처잖아요.
<나를 찾아줘>는 스릴러입니다. 그리고 데이빗 핀처가 만든 스릴러이지요. 데이빗 핀처는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조디악>, <세븐> 등의 스릴러를 만들었지만, 다른 작품으로는 <파이트 클럽>, <에얼리언 3>, <소셜 네트워크>,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구로 간다> 등이 있습니다. 데이빗 핀처라는 이름 자체가 지금 영화계에서는 '브랜드'입니다. 그것도 매우 신뢰도가 높은 브랜드라고 할 수 있지요. <나를 찾아줘>가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것은 출연배우들의 면면보다는 감독이 가지는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닉 던을 연기한 벤 애플렉과 에이미를 연기한 로자먼드 파이크의 연기는 매우 훌륭했습니다. 두 배우의 연기는 그냥 끝내준다고 이야기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벤 애플렉이야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배우이고, 영화적인 재능이 충만한 배우이자 감독이라는 것을 많이들 알고 있었지요. 반면에 로자먼드 파이크는 상대적으로 국내에 덜 알려진 배우였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 하나로 단번에 국내 영화팬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게 되었습니다. 선과 악을 넘나드는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보면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여자의 정체가 도대체 뭐야?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미친 연기를 선보입니다.
로자먼드 파이크, 꾸베씨의 행복여행, 잭 리처, 타이탄의 분도 등에 출연했습니다. 닉혼비의 원작 소설을 영화화한 '어 롱 웨이 다운'에 조연으로 참여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후반부로 갈수록 점점 무서워집니다.
이 영화의 긴장감은 정츰적으로 고조됩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면 정말 무서워지기 시작합니다. 영화는 크게 4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 에이미의 실종 - 닉 던 비밀 공개
2. 에이미의 등장 - 에이미 실종의 비밀 공개
3. 닉던과 에이미의 만남 - 둘 사이의 비밀로 인해 헤어질 수 없는 관계 성립
4. 엔딩 크리딧 이후 - 서로 사랑하지 않는 그들이 아이로 인해 묶이고 살아가게 될 미래
사실 둘 사이의 관계는 매우 문제가 많습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려는 에이미, 무기력하고 권태에 지든 닉. 둘의 사이가 틀어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겠지요. 닉에게 복수를 하려던 에이미는 일련의 사건들로 계획을 수정하게 되도, 둘은 절대로 헤어질 수 없는 사이가 되고 맙니다. 그 과정에서 점층적으로 상승하는 긴장감은 둘 사이에 아이가 생기며 최고조로 치닻게 됩니다. 그리고, 엔딩 크래딧이 올라가면서 이 악마같은 여자와 살아가야 하는 닉의 모습이 스쳐지나갑니다. 그때가 이 영화가 끝나는 순간이며, 공포는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이기도 합니다.(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말씀드리면 닉이 전혀 선하지 않습니다. 그도 수많은 잘못을 저지르고 에이미에게 상처를 준 장본인이죠.)
<나를 찾아줘>는 국내 뿐 아니라 북미에서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습니다. <인터스텔라>가 개봉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내에서 이렇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는 스릴러는 정말 오랜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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