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웨스 볼 감독, 2014) 제임스 대시너 소설 원작
어딘가에서 많이 본듯한 설정
메이즈 러너는 독창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어딘가에 본듯한 설정 들이 난무하지요. 파리대왕, 레버린스, 배틀로얄, 헝거게임, 아포칼립스, 음모론, 바이러스 등. 이 부분은 사실 영화의 문제가 아니라, 원작이 가지고 있는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작 자체가 재미를 추구하는 작품이니 만큼 익숙한 것들을 조합하여 낯선 즐거움을 만들어 낸 것은 매우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작이 영화화되었다는 것은 당연히 대중적인 사랑을 받은 작품이라는 반증이기도 하니깐요.
기대치가 낮았었나? 의외로 재미있었던 '메이즈 러너'
이 영화의 상영시간은 110분입니다. 110분 동안 지루할 틈없이 영화가 전개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전혀 기대하지 않고 본 영화인데, 상당히 재미있었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로 속에 같힌 소년들이라는 설정은 당연히 예상할 수 있는 플롯대로 흘러가지만, 그 플롯을 묘사하는 수준은 상당히 뛰어났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배경은 2가지 공간으로 나눠집니다. 안전한 지역인 미로 바깥쪽과 탈출을 위해서는 끊임없이 탐험이 필요한 미로 안쪽. 미로 밖은 안전이라는 믿음이 있는 공간입니다. 미로 안은 안전과 거리가 멀지요. 하지만, 탈출이라는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서 꼭 도전을 해야 하는 곳입니다. 거기다 미로 속으로는 승인된(?)'러너'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입니다. 분리된 두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 매우 긴장감있게 전대됩니다. 제한된 사람들만이 들어갈 수 있는 위험한 공간 미로와 미로 밖의 경계가 모호지는 순간이 찾아옵니다. 이 순간부터 영화는 모든 공간을 위험으로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 버립니다. 안전할 것이라 믿었던 공간이 파괴됨에 따라 주인공을 비롯한 등장인물들은 큰 충격에 빠지게 되고, 큰 결단을 내리게 되지요. 두 공간이 위험이 가득한 하나의 공간으로 합쳐지는 순간부터 영화는 오히려 긴장감을 잃게 됩니다. 안전할 것이라고 믿던 공간에서 일어나는 공포의 파급력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원작이 3부작이니 만큼 속편을 암시하며 영화는 끝을 맞이합니다.
속편에 대한 기대감을 주는 '메이즈 러너'
'메이즈 러너'가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재미있는 영화인 것은 확실한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재미있게 봤다는 분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아서 2편이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지만, 주인공들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되겠지요. 단순히 자극의 양과 강도만을 높이는 실수가 없은 좋은 속편이 나왔으면 합니다.
끝으로 안일한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달리고 도전하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영화를 보시면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민호역을 맡은 기홍리의 분량이 상당한 편이다. 역시나 국내에서 많은 관심을 받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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