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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 THOUGHT

시간의 향기_머무름의 기술

 

 

시간의 향기_머무름의 기술 / 한병철 저

진정한 안식을 모르는 현대인을 위한 철학적 성찰!

"오늘날 필요한 것은 다른 시간, 즉 일의 시간이 아닌 새로운 시간을 생성하는 시간 혁명이다.

시간에 향기를 되돌려주는 시간 혁명"

 

'피로사회'의 저자, 한병철 교수의 신간?

책 띠지에 소개되어 있는 위 문구는 사실 절반만 사실이다. 국내에서는 피로사회 이후 출간된 것이기 때문에 신간이 맞지만, 독일에서는 '피로사회'보다 '시간의 향기'가 먼저 출간되었다. 출판사의 소개 문구 때문에 '시간의 향기'를 '피로사회'의 연장선상으로 이해해서는 안된다. 반대의 접근이 오히려 '시간의 향기'와 '피로사회'를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줄 것이다.

 

자기계발의 시대, 끝이 없는 학업

서점에서 볼 수 있는 수 많은 자기계발서들. 왜 우리는 그토록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하는가?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일까? 사실 자기만족을 위해 자신을 단련하는 사람들보다는 결국 누군가의 인정을 받기 위함이 더욱 클 것이다. 그것은 자본의 흐름과 맥락을 같이 한다. 돈이 있는 사람, 즉 나에게 돈을 주는 사람에게 나를 계속 보여주고, 어필해야 만 살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놓여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결국은 우리의 시간을 오염시키고 말았다. 우리는 일을 하지 않는 시간에 진정으로 쉬는 것이 아니다. 잠시 정지해 있을 뿐이다.

 

현대인에게 시간이란 속도의 측도이자 또 하나의 재화이다.

저자는 일에 대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일하는 것이야 말로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해 보이는 유일한 수단이며, 목표 그 자체로 바라보고 있다. 이 때문에 시간에 대한 근본적인 관념 또한 변화가 불가피하다. 시간을 단순한 비용으로 보는 것이다. 즉 시간을 줄여야 하는 또하나의 재화로 판단하는 것이다. 이 시간이 '향기없는 시간'이다. 우리는 속도의 시대에 살 고 있다. 어느 누구도 천천히 가지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빠른 것이 절대 '선'으로 취급받는 시대에 우리는 살 고 있다.

 

향기로운 시간을 우리는 누릴 수 있을까?

빠른 것이 절대 '선'인 시대에 살 고 있는 우리는 누구보다 더 잘 알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거칠고 힘들게 살 고 있는 지를 말이다. 우리에게는 '향기로운 시간'이 필요하다. 저자는 시간의 향기를 되찾는 방법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했을까? 활동적 삶 중심의 가치관을 사색적 삶 중심의 가치관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나는 일한다. 나는 활동한다. 고로 존재한다.’ 이것이 근대 이후를 지배해온 가치관이었다면, 저자는 이를 ‘나는 일하지 않는다, 나는 멈춘다, 고로 존재한다’로 전도시킨다. 멈춤의 시간, 활동하지 않고 자기 안에 머물며 사색하는 시간, 이때 인간은 진정 인간으로서 존재하기 시작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향기로운 시간을 느낄 수 있을까? 저자의 주장과 요구대로 따른다 하여도 현대인에게 그 길은 너무나 멀어 보인다. 현대인들은 드 높은 빌딩 숲안에서 매일매일을 전쟁처럼 살 고 있지 않은가? 총과 칼이 없을 뿐이지, 우리가 일하는 것은 결국 전장에서 싸우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사색의 시간을 갖다가 적의 기습을 받을 지도 모를 일이다. 향기로운 시간은 우리 현대인들에게 너무나 멀어 보인다.

 


시간의 향기

저자
한병철 지음
출판사
문학과지성사 | 2013-03-1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나는 일하지 않는다, 나는 멈춘다, 고로 존재한다!『시간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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