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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 THOUGHT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감상후기(약스포)

 

흑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맷 리브스 감독

 

유인원의 지도자 시저가 돌아왔습니다.

2011년, 표류하던 혹성탈출 프앤차이즈를 멋지게 되살려낸 루퍼트 와이어트의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완벽한 완성도를 자랑했던 작품이었기 때문에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 '반격의 서막'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물론 감독이 맷 리브스로 변경되어 다소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영화를 보고나면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 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전편에 이어 잘 만든 상업영화가 어떤 것인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게 만들어 줍니다. 같은 시기에 극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T트랜스포머4(TF4)에 분노한 관객들이라면 '반격의 서막'이 치료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TF4와 다르게 주인공이 누구여야 되는 지를 명확히 알고 있는 영화입니다.

 

'반격의 서막'의 주인공은 누구여야 할까요? 당연히 유인원입니다. 이 당연한 사실을 따라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저는 TF4에서 확인했습니다. 주인공은 반드시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마이클 베이의 강박관념은 TF시리즈에서 플롯 상의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게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사람을 억지로 로봇들의 전쟁에 참전시킨 느낌이었습니다. 혹성탈출 시리즈는 사람과의 유인원의 교감이 '키'가 되는 플롯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서 영화는 더욱 단단해지게 됩니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유인원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시저와 코바의 갈등에서 보여주게 됩니다. 지능을 가진 유인원, 변신하는 로봇. 이질적인 낯설음에 우리는 새로움을 느낍니다. TF시리즈도 이 점을 활용하여,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지만, 영화적 완성도는 점점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혹성탈출은 유인원들의 모습을 사람들보다 포커스합니다. 우리가 궁금한 것은 '도시를 떠난 원숭이 무리들이 과연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니까요.

 

앤디 서커스: 시저역 골룸과 모션캡쳐 역으로 유명하신 분입니다.

 

가장, 무리의 지도자로써의 시저의 이야기

영화는 말콤(제이슨 클락)의 가족과 시저의 가족을 번갈아 가며 보여줍니다. 관객은 자연스럽게 유인원과 사람이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말콤과 시저의 협력 등을 통해서 공존의 가능성을 보게 되고, 아무런 문제가 없기를 기대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 기대를 깨부수는 것인 코바와 드레퓌스(게리 올드만)입니다. 드레퓌스보다 코바는 좀 더 적극적인 편입니다. 코바가 사실 상 갈등을 만드는 트리거가 되어 끝까지 시저를 괴롭히게 됩니다. 그리고 그 업보를 모두 시저가 짊어지게 됩니다.  드레퓌스는 적극적으로 갈등을 일으키는 인물은 아닙니다. 그저 세상에 없는 가족들을 그리워하는 인물로 잃을 것이 없어 두려움이 없는 인물입니다. 그의 최후에 약간의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그의 선택이 아주 당위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말콤, 코바 덕분에 시저는 인간과 유인원을 모두 장악해야 하는 시련을 맞이하게 됩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가족들의 안전까지 책임져야 했습니다. 일단은 시저는 그 임무를 모두 잘 수행합니다. 초월적인 존재로써의 힘을 가진 것이 아니지만, 보다 강한 의지와 책임감. 그리고 살고자하는 본능이 누구보다 강한 캐릭터입니다. 요 근래 만나본 캐릭터 중 인격적으로 가장 훌륭했다고 생각합니다.(유인원이 가장 인격적으로 완벽했다고 하니 아이러니 하네요.)  

 

시저를 맞춰보세요?!

롤러코스터 같은 극한의 쾌감을 없지만 거의 완벽에 가까운 SF블록버스터인것은 확실합니다.

북미에서 '엣지 오브 투모로우'가 고전하는 것은 보며, 영화적 완성도가 높다고 하여 무조건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얼마 전에 경험했지요.(TF4에서 보듯이 반대의 경우도)'반격의 서막'이 '엣지 오브 투모로우'처럼 사라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개인적인 걱정이 좀 듭니다. 의외로 국내 관객들에게 먹히지 않을 소재일 수 있으니까요.(전편이 흥행에 성공했다고 하지만, 광풍을 불고 온 것은 아니었지요.) 그래서 저는 더욱더 추천을 드리는 영화입니다. 의도적으로 영화적 재미가 있는 장면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그 장면들은 직접 확인하시는 것이 좋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