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법칙의 비밀(2013), 테리 길리엄
'테리 길리엄'의 망상적 SF로 돌아왔다.
테리 길리엄의 <제로법칙의 비밀>은 그가 CG의 힘을 빌린 판타지에서 실패를 맛 본 후에 SF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습니다. 그것도 그의 특기를 살린 수공예적 미장센으로 돌아왔습니다.. 테리 길리엄은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다룬 <브라질(1985)>, <12 몽키즈>이라는 명작 SF를 남긴 감독입니다. 그런 그의 SF로 회귀했다는 것은 수 많은 영화팬들의 가슴을 뛰게 만들기 충분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에 출현하는 배우들의 면목을 보면 이 영화는 명작이 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게 되지요.
- 크리스토프 왈츠, 멧 데이먼, 틸다 스윈튼, 벤 위쇼, 멜라니 티에리, 데이빗 듈리스, 루카스 헤지스, 잉그리드 비수
익숙한 이름들이 보이시나요? 거기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로빈 윌리암스의 모습도 아주 짧은 순간 볼 수 있습니다. 사실 <제로법칙의 비밀>은 상당히 난해한 영화입니다. 테리 길리엄의 두편의 SF에서도 그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그 강도가 더욱 세졌습니다. 거기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영화의 스토리는 단순합니다. 주인공 코언은 자신이 다니는 컴퓨터 연산 시스템 회사의 대표의 의뢰를 받습니다. 그것은 ' 제로법칙의 비밀을 풀어라'입니다. 그리고, 코언의 삶의 정수를 알려줄 전화 한통을 기다립니다. 제로법칙과 삶의 정수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제로법칙의 비밀>의 시작과 끝인 블랙홀. 이 안에 모든 비밀이 내포되어 있다.
제로법칙의 비밀은 결국 삶의 의미를 푸는 열쇠이다.
테리 길리엄은 수 많은 디테일 속에 많은 Zero 법칙의 단서들을 풀어 놓습니다. 하지만, 그 단서들을 이해가고 밝히는 것을 주인공에게 시키지 않습니다. 관객인 우리가 직접 수수께끼를 풀어야 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우리는 이 영화의 난해함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대체 어떤 의미인가? 를 생각하다가 점점 지쳐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지도 모릅니다. 저 또한 영화를 보는 내내 피로감을 느꼈습니다. 삶의 진정한 의미에 다가서기 위해 집중하고 집중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이것이 테리 길리엄의 화법입니다. 앞에 잠시 언급한 것처럼 매우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빅뱅이론과 블랙홀 등의 우주 물리학과 종교적인 색채가 합쳐져서 심연처럼 깊고 어두운 Aura(아우라)를 만들어 냅니다. 거기에 테리 길리엄 특유의 강력한 색채와 어수선한 분위기, 주연 크리스토프 왈츠의 연기가 더해져 테리 길리엄 월드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제로법칙은 결국 무엇이었을까요? 제로법칙은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이라고 이야기하지요. 여기서 종교적인 색채가 등장합니다. 종교적인 관점에서 삶이라는 것은 결국 경유지에 불과합니다. 사후세계로 가기 위한 하나의 단계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삶의 큰 의미를 부과하지 않고 살게된다고 말입니다. 물론 개인의 관점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예수상에 설치한 감시카메라. 해석에 따라서 매우 위험한 설정이다.
코언은 결국 제로 법칙의 비밀을 풀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삶의 정수에는 도달하게 되지요. 관객은 아마도 복잡한 사유를 거쳐야 그 결론에 도달하게 될 것입니다. 코언은 삶의 주체로 자신을 찾아가게 됩니다. 그리고 삶의 주체로서 당당한 모습을 영화 엔딩에서 보여줍니다. 결국 모든 것은 제로로 돌아갈 수 밖에 없지만, 그 것을 변화시키는 것은 인간의 의지이다. 쉽지 않은 영화입니다. 한 번 보는 것만으로는 그 의미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한번더 이 작품을 볼 기회가 있다면, 다시 한 번 '제로법칙의 비밀'에 대해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끝으로 이 영화에 흐르던 라디오헤드의 'Creep'은 재즈풍으로 편곡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와 주제의식과도 상당히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밥(루카스 헤지스) 그의 아버지는 코언에게 임무를 주는 멘컴 회장이다. 그는 코언의 조력자로 등장한다.
베인슬리(멜라니 티에리) 코언이 계속 제로법칙의 비밀을 풀 수 있도록 힘을 주는 뮤즈같은 존재이다.
삶의 의미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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