뤽 베송 감독, 스칼렛 요한슨, 최민식, 모건 프리먼, 아미르 웨이키드
인간은 평생 10%의 뇌 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뤽 베송 감독의 '루시'는 인간의 뇌 사용률이 10%라는 것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된 영화입니다. 허핑턴포스트US에 따르면 "이건 뇌과학계의 오랜 도시 전설 중 하나다. 우리는 사실 뇌의 대부분을 항상 쓰며 살고 있다"고 합니다. 월스트리트저널 역시 "우리가 뇌의 10%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개념은 분명히 거짓이다."라고 쓴 바 있습니다. 이 10% 신화는 일반인 뿐만 아니라, 심리학자, 신경 과학자들의 사고에 굉장히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사실 받아들이고 싶지 않을 지도 모르겠네요. 우리는 10%의 한계에 사로잡혀 있어서, 나의 도전, 성과 등의 결과에 10%라는 한계선을 스스로 만들어 왔을 지도 모릅니다. 이제 핑계거리가 하나 줄어든 셈이지요. 그렇다고 해서 스칼렛 요한슨과 최민식이 출연하는 영화 '루시'를 안 볼 이유는 없습니다. 트레일러에서 우리의 혼을 쏙 빼버렸기 때문이지요.(정말 훌륭한 예고편이였습니다.)
뢱 베송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프로젝트
루시가 우리에게 큰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배우 최민식의 헐리우드 진출이 되겠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저의 눈길을 끄는 것은 이 작품에 뤽 베송이 오랜만에 영화적 야심을 들어냈다는 것입니다. 감독, 각본은 물론이고, 캐스팅에도 굉장한 관여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내내 그의 야심이 강하게 들어납니다. 스토리는 따로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다들 알고 계시겠지요. 하지만, 아래 내용은 한 번 정리할 필요가 있겠지요. 루시가 얻게 되는 능력들의 단계입니다.
10%, 인간의 평균 뇌사용량
24%, 신체의 완벽한 통제
40%, 모든 상황의 제어 가능
62%, 타인의 행동을 컨트롤
100%,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다
100%에는 영화의 스포가 될 만한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다'라고 언급할 수 밖에 없겠네요. 루시가 점차 각성하는 모습은 매우 스피드하게 묘사됩니다. 영화는 시작하자 마자 굉장한 호흡으로 돌진합니다. 그리고, 관객의 혼을 쏙 빼놓습니다. 특히 미스터 장(최민식)의 등장에서는 그 호흡이 절정으로 달려갑니다. 하지만, 그 절정 이후 루시가 한 단계 씩 각성할 때마다 점차 몰입감과 긴장감이 떨어지게 됩니다. 루시가 점차 전지전능한 캐릭터가 되어 감에 따라 액션에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그 점을 상쇄하기 위해 미스터 장의 강렬한 카리스마가 필요했을 겁니다. 하지만, 미스터 장은 영화 후반부터 단순히 소비되는 일반적인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게 됩니다.(매우 아쉬웠습니다.)
권태에 찌든 악당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최민식
뤽 베송의 야심이 가득했지만, 아쉬움이 남는 루시
루시는 독특한 편집스타일을 보여줍니다. 극 초반에 루시가 미스터 장에게 끌려가는 장면과 치타가 가젤을 사냥하는 장면을 교차 편집하며 보여줍니다. 이런 편집 스타일은 극 초반에 주로 사용되는데, 이 영화에 뤽 베송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를 보여줍니다. 그리고, 뇌 과학 등을 인용하며, 단순한 액션 영화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리려는 시도를 하려고 합니다. 묵직한 메시지를 남기려 한 것이지요.(물론 이 부분은 직접 확인을 해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루시의 완벽한 각성에서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인류의 기원과 진화입니다. 하지만, 저는 크게 공감을 하지 못 했습니다. 이해하기가 어려웠기 때문인 것 같네요.
만약 루시를 100%이해하기를 원하신다면 아래의 대사를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뜻을 맞을 겁니다.)
최초의 여성인류의 이름은 루시이다.
자동차가 점점 빨라지면 사라지고, 사라진 사물의 존재가 시간으로 존재한다
우리가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알겠죠?
나는 모든 곳에 있다.
끝으로, 굉장히 흥미로운 소재의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 재미도 있습니다. 하지만, 뤽 베송의 야심에 걸맞는 영화가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니다. 참고로 북미에서는 상당한 성공을 거뒀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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