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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 THOUGHT

지골로 인 뉴욕(Fading Gigolo, 2013) 감상후기

 

지골로 인 뉴욕, 2013, 존 터투로 감독

 

존 터투로? 누구지?

<지골로 인 뉴욕>의 감독이자 주연배우인 '존 터투로'는 한국의 영화팬들에게 매우 생소한 이름일 것입니다. 하지만,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을 것입니다. 블록버스터 시리즈 <트랜스포머>를 언급하면 기억이날까요? <트랜스포머 1~3편>에 출연한 시몬스 요원역을 맡았던 배우입니다. <트랜스포머> 시리즈에서 괴짜요원 시몬스를 연기하며 우리에게 많은 재미를 선사했던 그가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영화 <지골로 인 뉴욕>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거기다 감독이자 주연배우로 말입니다.

1957년생으로 뉴욕 브룩클린 출생입니다. 예일대학 드라마 스쿨을 졸업했으며, 데뷔이후 <똑바로 살아라>,〈컬러 오브 머니>,〈밀러스 크로싱>,〈바톤 핑크>,〈정글 피버〉,〈퀴즈 쇼〉,〈빅 레보스키>등에 출연하며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습니다. 그의 필로그래피를 보면 <트랜스포머>시리즈에 출연한 것이 매우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최근에 기사를 보니 캐스팅 제의를 받은 그에게 아들이 무조건 <트랜스포머>에 출연하라고 압력을 가했다합니다.

<지골로 인 뉴욕>은 뉴욕 태생의 그가 직접 쓴 시나리오를 가지고 주연과 연출을 맡은 영화입니다. 어른들을 위한 사랑이야기라고 보는 것이 좋겠지요.

 

자극적인 소재, 서정적인 이야기, 외로운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영화

우선 캐스팅된 배우들의 면면이 대단합니다. 배우로써 오랜만에 만나보는 우디알렌, 매혹적인 프랑스 배우 바네사 파라디, 영원한 섹시심볼 샤론 스톤, 미드 <모던 패밀리>의 기센 엄마 소피아 베르가라, <울버린>의 리브 슈라이버 등, 개성강한 배우들의 조합만으로도 큰 흥미를 이끌어 냅니다.

이 영화는 휘오라반테(존 터투로)와 머레이(우디 앨런)의 대화가 이끌고 나갑니다. 사건들을 휘오라반테에게 가져오는 것이 대부분이 머레이인데 영화 상에서 쉬지 않고 떠드는 그의 모습은 마치 영원히 철 들지 않을 것 같은 우디 알랜의 모습이 그려져서 웃음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자극적일 수 있는 소재가 두명의 남자를 만나 사랑스러운 이야기로 변모해 버린다고 할까요? 사실 지골로(남창)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지골로는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일 뿐입니다. 이 영화가 말하는 실질적인 메시지는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라' 입니다. 

휘오라반테는 잘생기지도 몸매가 뛰어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과묵하지만 부드러운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그의 성향이 고독한 영혼의 여인들을 치유하는데 적합했던 것이지요. 그는 진중하고 조심스럽게 여인들의 이야기를 듣습니다.(물론 섹스도)이 영화에서 섹스는 결코 스포츠가 아닙니다. 그녀들의 목소리를 듣고 가슴으로 그녀들을 안는 것이지요.

 

그는 꽃꽂이를 합니다. 과묵하지만 섬세한 그의 내면을 표현해 주는 매개체입니다.

 

여인들을 치유하는 지골로 휘오라반테, 하지만 그또한 진정한 사랑을 찾고자 했습니다.

지골로 생활을 하던 중 머레이의 주선으로 남편을 일고 홀로 6남매를 키우는 미망인 아비갈(바네사 파라디)를 만납니다. 그녀는 유대인으로서의 규율과 제약으로 억눌린 삶을 살아왔습니다. 휘오라반테에게 마사지를 받게 된 그녀는 그의 따뜻함에 물들게 됩니다. 휘오라반테도 그녀의 순결함에 이끌리게 됩니다. 사랑에 빠진 그는 결국 지골로로서 여인들을 대하지 못하게 됩니다. 그는 정말로 아비갈을 사랑하게 됩니다.

 

 

마사지를 받던 아비갈은 참아왔던 감정이 분출합니다.

 

클래식과 모던이 공존하는 도시 뉴욕, 훌륭한 재즈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연기가 매우 인상적인 작품입니다. 특히 존 터투로의 탁한 목소리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지골로 인 뉴욕>은 외로움이 가득한 가을에 어울리는 영화였습니다. 편안한 마음으로 뉴욕을 살아가는 외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보고 있다 보면 내 주변을 다시 둘러보게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