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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 LOG / THOUGHT

말레피센트(Maleficent, 2014) 감상 후기(스포일러)

안젤리나 졸리는 대체할 수 없는 캐스팅이었다.

 

안젤리나 졸리의 영화??, 감독에 대한 기대감이 더 컸습니다.

안젤리나 졸리의 말레피센트를 봤습니다. 최악의 마녀라고 일컬어지는 말레피센트를 연기한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에 많은 기대치를 갖게 만드는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가 제게 기대감을 준 이유는 감독에 있었습니다. 로버트 스트롬버그. 이름조차 생소한 그는 이미 헐리웃 상업영화에서 독특한 미술감각을 뽐내온 사람이었습니다. 오즈 그레이트 엔드 파워풀(샘 레이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팀버튼), 아바타(제임스 카메론)에서 미술감각으로 활약한 그는 제 83회 아카데미에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통해 미술상을 수상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만큼 제 개인적으로는 말레피센트의 비쥬얼에 거는 기대감이 상당히 컸습니다. 결론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전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자 그럼 영화는 어땠을까요?

 

이 영화는 디즈니 영화임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잠자는 숲 속의 공주(미녀)가 원작인 것은 다들 아시지요? 저는 사실 설정과 주요 상황만 가지고 왔을 뿐 새로운 영화라고 해도 무방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모두가 다 아는 스토리가 근간이 되기 때문에 스토리의 전개가 어떻게 될 지 예상하는 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 스토리가 트위스트될지도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수준이었습니다. 영화의 예고편을 기억하시나요? 영화의 예고편은 상당히 암울하고, 어둡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야심차 보입니다. 우리가 끝내주는 영화를 가지고 왔어!! 디즈니 영화이지만, 디즈니랑 다를거야!! 뭐 이런 기대를 갖게 만들어요. 사실 영화 시작에서 말레피센트가 오로라 공주에게 저주를 걸기 전까지는 이 기대감을 계속 가지게 만들어 줍니다. 하지만, 그 뒤 부터는 역시 디즈니 영화다운 전개를 보여줍니다. 물론 재미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냥 아쉽다는 거지요. 최악의 마녀 '말레피센트'가 어둡고 사나운 상태로 남아있길 기대했던 사람은 저 하나뿐은 아닐 거 같아요. 철저한 어둠과 복수에 불타는 모습을 기대했는데, 그래요. 이건 디즈니 영화였어요.

 

사실, 스테판 왕이 조금 더 분발했더라면...

안젤리나 졸리는 말레피센트와 싱크로율이 상당히 좋았어요. 졸리말고는 이 배역을 누가 할 수 있을 지 상상이 안 갈 정도였지요. 문제는 스테판 왕이었어요. 사실 이 역을 연기한 샬토 코플리에 대한 아쉬움이지요. 씬 스틸러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스테판 왕은 영화 속에서 따로 노는 듯한 인상을 받았어요. 사실 샬토 코플리의 연기에 문제가 있었기 보다는 스테판 왕을 입체적으로 살리지 못한 시나리오와 연출에 문제가 더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가 꼭 말레피센트를 배신했어야 했는지, 그녀의 저주에 왜 그렇게 집착했는지 등. 결론적인 모습만 보여주고, 그 과정에 대한 묘사가 부족하다 보니, 스테판 왕의 행동에 처음부터 끝까지 의구심을 가져야 했습니다. 이 영화의 말레피센트와 스테판 왕의 갈등은 이야기를 끌어가는 가장 중요한 플롯이었는데, 그 부분에서 힘을 받지 못하니 뭔가 이야기적 재미가 극대화되지 못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스테판왕이 좀 더 분발했더라면 이야기의 재미를 한 층 끌어올렸을 텐데요. 아쉬움이 남네요.

 

장점보다 단점이 많을 수 있겠네요.

네.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영화였어요. 하지만, 직접보지 않고 모든 것을 판단하지는 마셨으면 합니다. 디즈니, 판타지, 동화, 안젤리나 졸리를 좋아한다면 볼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습니다. 말레피센트의 세계를 구성하는 아트워크, 그리고 엘르 패닝과 샘 라일리가 상당히 매력적으로 스크린에서 보여집니다.

국내에서는 엣지 오브 투모로우에 조금 밀리는 인상이네요. 하지만 디즈니 영화아닙니까? 기본적인 재미는 뽑아줍니다.

 

엘르 패닝과 샘 라일리